전주 완산구 동완산동, 서완산동1가, 서완산동2가.
이곳은 전주의 중심부이자, 오래된 주거지와 상업시설이 나란히 섞여 있는 거리입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온 주민이 분식집으로 들어가고,
한옥마을에서 흘러온 관광객이 골목 안 카페에 앉습니다.
유동은 있지만, 빠르지는 않은 — 그래서 손님 한 명 한 명이 중요해지는 상권입니다.
그런 곳일수록 사장님은 항상 같은 고민을 안고 장사를 하게 됩니다.
“이 동네 특성상 무리한 변화는 힘든데,
지금 방식으로 계속 버틸 수 있을까?”
서완산동2가의 한 밥집 사장님은 하루를 이렇게 시작합니다.
매출 정리를 전날 메모지로 해두고, 주문은 손으로 받습니다.
식사 시간엔 손님이 몰리지만, 동시에 주문이 꼬이기도 쉽습니다.
특히 테이크아웃 손님이 많아질 땐 계산대 앞에서 줄이 생깁니다.
결제 방식이 한정되어 있어 불편해하는 젊은 손님은 그냥 나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장님은 말합니다.
“손님이 많아도 내가 다 감당 못 하면 그건 매출이 아닌 스트레스예요.”
그래서 키오스크를 설치했습니다.
가장 먼저 변한 건 손님이 더 여유롭게 메뉴를 고르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 다음엔 직원의 손이 줄었고, 사장님이 조리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생겼습니다.
줄은 줄고, 실수도 줄고, 손님이 눈치를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동완산동의 한 카페는 포스기를 바꾸며
‘내가 외워야 하는 장사’에서
‘내가 판단하는 장사’로 운영이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어떤 시간이 가장 매출이 좋은지,
어떤 메뉴는 정리해야 할지를 데이터로 보게 되니
마감과 다음 날 준비가 빨라졌습니다.
서완산동1가의 분식집은 무선단말기를 들이고 나서
혼자 일할 때 체감되는 피로가 확 줄었다고 합니다.
자리에서 바로 결제가 되니 손님은 더 편하고,
사장님은 한 걸음 덜 걷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특히 고정 단골이 많은 동네일수록
이 사소한 배려가 고객 충성도로 이어졌습니다.
카드단말기는 말이 필요 없습니다.
“삼성페이 안 돼요?”, “QR결제 되나요?”
이 질문에 “아뇨”라는 대답은 불편의 시작입니다.
지금은 모든 결제 방식이 매끄럽게 이뤄지는 가게만이
손님에게 ‘준비된 가게’라는 인식을 줄 수 있습니다.
완산구 중심 골목,
동완산동과 서완산동1·2가처럼 정적인 지역일수록
장사를 ‘그대로’ 하는 것이 아닌
‘덜 지치게’ 지속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금 사장님의 가게가 잘되고 있다면,
그건 사장님의 정성과 체력 덕분입니다.
하지만 계속 이렇게 가도 괜찮을까요?
이제는 손님이 아닌, 사장님을 위한 구조가 필요할 때입니다.
시스템은 장사를 대신하지 않지만,
사장님의 하루를 무너지지 않게 붙잡아 줍니다.
그 조용한 변화 하나가 이 골목에서
가장 오래 남는 가게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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