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 풍남동3가, 전동, 전동3가.
이 세 지역은 골목마다 다른 숨결이 살아 있는 동네다.
작은 카페와 오래된 식당이 나란히 붙어 있고, 옛 정취와 현대적인 소비 패턴이 동시에 흐른다.
그래서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장님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이거다.
“우리 가게는 손님이 참 다양해요.”
그 말은 곧, 하나의 방식으로는 모든 손님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나이대도 다르고, 소비 방식도 다르고, 결제 습관도 다르다.
어떤 손님은 현금만 쓰고, 어떤 손님은 무조건 페이 결제를 원하고,
누군가는 조용히 혼자 메뉴를 고르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직접 물어보고 주문하고 싶어 한다.
그럼 장사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답은 ‘전부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정리해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풍남동3가의 한 백반집은 포스기 하나 들이고
주방으로 가는 소리가 줄었다.
주문이 자동으로 출력되니 실수가 줄고,
주방에서는 음식에만 집중하게 됐다.
사장님은 “하루가 한결 덜 복잡해졌다”고 했다.
혼란이 줄면 음식도, 표정도, 여유도 따라온다.
전동의 작은 디저트 가게는 키오스크를 들이면서
손님의 속도가 바뀌었다.
메뉴판을 들고 설명해주던 시간이 사라지고,
손님은 화면을 보며 스스로 선택한다.
주문은 줄었고, 대기 시간도 짧아졌다.
사장님은 그동안 하지 못했던 ‘눈 마주치며 인사하기’를 다시 시작했다.
전동3가에서는 무선단말기가 조용한 혁신이 됐다.
계산을 자리에서 바로 끝내니 손님도 편하고
사장님도 테이블 치우고 준비할 시간이 생긴다.
점심시간 2번 회전이 가능해졌고,
사장님은 이걸 두고 “작은 기계 하나가 내 체력을 나눠 가졌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카드단말기.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신뢰의 기준이다.
페이류 결제가 안 되는 순간,
손님은 ‘이 가게는 불편하다’는 인식을 남긴다.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결제에서 망설이면 기억은 흐릿해지고 재방문은 줄어든다.
풍남동3가, 전동, 전동3가.
이 동네의 장사는 특별하지 않아도 좋다.
대신, 불편하지는 않아야 한다.
사장님이 모든 손님의 속도를 맞춰주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시스템이 필요하다.
사장님의 손을 덜어주고,
손님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흐름을 지켜주는 기술 하나.
그게 지금 이 골목에 필요한 변화일 수 있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사장님의 하루를 바꾸는 변화.
바로 지금이 그걸 시작하기에 좋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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