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중심 상권이 서서히 재편되고 있다. 예전엔 중앙로와 수송동 일대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화정동과 향교동, 그리고 새롭게 개발된 용정동 인근으로도 소규모 상권이 퍼지고 있다. 이 지역 상권의 특징은, 대규모 프랜차이즈보다는 1인 창업자나 가족 운영 가게들이 중심이라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디지털 시스템의 도입 여부가 가게 운영 효율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에서 실제 포스기, 무선단말기, 키오스크를 도입한 사례들은 단순한 장비 설치를 넘어, 운영 전략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화정동에 위치한 한 김밥 전문점은 올해 초 포스기를 도입하면서 운영 패턴이 완전히 바뀌었다. 과거엔 점심시간마다 주문이 밀려 주문서가 헷갈리고, 계산 과정에서도 착오가 잦았다. 하지만 지금은 손님이 주문하면 포스기에 바로 입력되고, 주방으로 자동 출력되며, 판매내역이 실시간으로 정리된다. 가장 큰 변화는 직원 스트레스가 줄었다는 점이다. 점주는 인터뷰에서 “매출을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어 장사 흐름을 읽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포스기는 단순히 계산기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영업 전략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다.
향교동 한 중식당은 무선 카드단말기 하나로 매출이 20%가량 증가했다. 자리에 앉은 손님이 바로 결제할 수 있고, 회전율도 높아졌다. 특히 가족 단위 손님이나 단체 손님이 많은 이 지역 특성상, 계산대 앞에서 줄 서는 구조보다 테이블 결제가 더 효과적이다. 젊은 세대일수록 NFC 결제나 페이 서비스 활용이 익숙한데, 무선단말기가 이 수요를 정확히 충족시키고 있다. 카드 결제를 ‘편리하다’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느끼는 손님들의 인식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매출은 서서히 줄어든다. 무선단말기는 작은 변화지만, 손님 체감 만족도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
용정동에는 최근 키오스크를 도입한 디저트 카페가 생겼다. 이 지역은 신도시 수요가 유입되면서 20~30대 비율이 높아진 곳이다. 키오스크 도입 전에는 점주 혼자 주문, 제조, 결제, 응대까지 모두 담당해야 했지만, 지금은 손님이 알아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마치면 점주는 오직 제품 퀄리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혼자서도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케 하고, 동시에 손님의 대기시간과 응대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 점주는 “키오스크가 마치 직원 한 명을 더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세 지역 모두에서 보듯, 포스기·무선단말기·키오스크는 단지 장비가 아니다. 지역 상권이 생존을 넘어 성장을 꿈꾸기 위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운영 방식의 전환점’이다. 특히 군산처럼 인구가 분산되고, 상권 밀도가 고르게 형성되는 도시에서는 가게 하나하나의 생산성이 매출의 직결 요인이 된다. 결국 디지털 전환은 ‘선택’이 아닌 ‘전략’이며, 빠르게 움직이는 가게일수록 손님의 발길이 더 자주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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